동물자유연대 : [쓰담쓰담]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던 까미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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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쓰담쓰담]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던 까미

  • 동물자유연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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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2025.06.13 11:45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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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난겨울부터 차로 지나던 길에 길고양이들이 나와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. 그날은 추르를 주고 싶어 차에서 내려 아이들을 처음 가까이에서 마주하게 되었습니다. 그중 너무 안 좋아 보이던 한 마리. 그때부터 구조자는 그 아이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. 그 아이를 빨리 병원에 데리고 가야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. 

다행히 한 이웃이 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챙겨주고 있었지만, 길고양이를 싫어하는 다른 이웃은 길고양이에게 사료를 챙겨준다며 구조자와 이웃에게 욕을 퍼붓기도 하고 경찰에 신고한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습니다. 사람에게도 이럴 정도면 이 아이들은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을까? 구조자는 이런 이웃들을 피해 길고양이들에게 사료를 챙겨주었습니다.

 그리고 가족에게 돌보는 길고양이 중 한 마리가 치료를 위해 병원비가 필요하다고 말했지만 가족은 무신경했습니다. 구조자는 결혼 후 22년 만에 처음으로 길고양이의 치료비를 모으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습니다. 그리고 포획틀도 없고 포획방법도 제대로 알지 못했지만 구조 계획을 세웠습니다. 이웃에게 사례를 하며 포획 도움을 부탁하기도 했습니다.

구조하려는 고양이는 오랜 길 위의 생활에 지친 듯 귀도 들리지 않는 것 같았고 행동도 느렸습니다. 한 이웃이 아마 그 고양이는 손으로 잡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고 구조자는 그렇게라도 포획을 해보기로 했습니다. 고양이가 사료를 다 먹고 쉬려고 드러누웠을 때 구조자는 장갑을 끼고 고양이를 잡았습니다. 그리고 미리 열어둔 차 창문으로 고양이를 차 안으로 넣었습니다. 고양이는 많이 놀랐는지 차 안에서 날뛰었습니다.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포기하는 것 같았습니다. 

병원에 가니 구내염이 심했고 송곳니도 부러져 있었습니다. 수술 10일 후 까미는 퇴원했습니다. 길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을 피해 다니며 밥을 챙겨주던 날들... 힘든 수술을 이겨낸 까미에게 고마운 마음... 그리고 여전히 길에 남아 있는 애처로운 다른 길고양이들....구조자는 여러 감정이 교차했습니다.

 가족에게 까미는 수술 후 집에서 지내야 한다고 이해를 구했습니다. 잠시 반려묘와 분리하고 까미가 편히 지낼 수 있도록 빈방을 까미의 방으로 꾸몄습니다. 가족은 평생 길생활로 한 번도 목욕하지 않은 것 같은 까미를 목욕시키는 것을 도와주었습니다. 며칠 동안 까미는 오랜 입원생활 때문인지 누운 채로 밥을 먹고 소변을 보았습니다. 구내염 치료는 받았지만 처음 만났을 때부터 신경 쓰였던 거친 숨소리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습니다. 까미는 잘 먹었고 잘 잤지만 그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. 현재 구조자는 병원에서 허피스 약을 받아 까미에게 먹이며, 까미가 잘 먹는 습식사료를 챙겨주고 가습기를 틀어주며 돌보고 있습니다.